I. 서론
우리 사회는 게임에 대한 이중적인 잣대를 지니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의 세계적인 성공과 이에 따른 막대한 수익으로 대변되는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게임의 중독적 성향으로 인한 게임 중독 문제로 대변되는 부정적인 평가로 나뉜다. 게임산업 정책과 관련하여서도 신규 개발사를 양성하기 위한 인큐베이팅 지원에서, 우수한 신규 게임 콘텐츠 개발을 위한 제작지원까지 게임 산업의 규모를 확장시키기 위한 정책이 진행되는가 하면, 온라인 셧다운제1)와 같은 게임 이용 제한 정책이 실효되기도 하였다. 철저한 경제적 논리와 이용 문화 논리가 구분되어 있는 가운데, 2019년 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국제질병분류기준안을 통과시킨 이후, 게임의 유해 매체적 성격과 부정적인 영향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게임 콘텐츠의 주 소비계층인 청소년은 게임의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혼재해 있는 환경 내에서,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주요한 인지(cognition), 행동(behavior)을 형성하게 된다(Bowlby, 1969). 부모는 자녀에게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경험을 제공하며, 자녀의 콘텐츠 이용을 허가·규제·통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데, 부모의 미디어 이용 중재 전략은 미디어의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고,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된다 (Nikken, & Jansz, 2006; Gentile, Nathanson, Rasussen, Reimer, & Walsh, 2012). 울스와 롭(Uhls & Robb, 2017)은 부모의 미디어 중재 전략을 제한적 중재(restrictive mediation), 허가적 중재(permissive mediation), 능동적 중재(active mediation)로 나누고, 연령에 따른 인터넷 이용 중재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첸과 쉬(Chen & Shi, 2018)는 제한적 중재, 능동적 중재 및 공동 이용 중재(co-using mediation)의 전략이 연령(어린이, 청소년, 성인), 위험의 형태(동의, 접촉, 행동, 중독), 매체(텔레비전, 인터넷, 소셜 미디어, 게임), 문화(동양, 서양)에 따라 미디어 이용 시간 및 위험 조절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제한적 중재는 미디어 이용 시간을 제한하거나, 미디어 이용을 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하는 중재 방식이며, 허가적 중재 및 능동적 중재는 미디어 이용을 위해 부모와 자녀가 이용 시간을 논의하거나 특정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자녀가 따랐을 경우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 방식을 의미한다. 능동적 중재 및 공동 이용 중재는 부모가 자녀가 미디어를 이용할 때 함께 이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부모의 미디어 중재 전략뿐만 아니라, 부모의 양육 태도와 게임 이용 간의 관계, 게임 중독에 미치는 영향 등의 연구가 수행되었고(Cheong, Choo & Khoo, 2015), 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자녀의 게임 이용에 대해 얼마나 자세한 정보를 알고 있는지 등에 따른 영향 관계에 대한 연구도 수행되었다(Stockdale & Coyne, 2020). 부모가 게임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고, 게임을 이용한 경험이 있을 경우, 자녀의 게임 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허락하는 태도를 가지며, 자녀의 게임 이용에 대한 정보를 부모가 많이 알수록, 중독적 이용 경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Nikken & Jansz, 2006). 또한 부모와 자녀의 관계의 돈독성에 의한 게임 이용 행태에 관한 연구도 이루어졌는데, 자율성(autonomy), 유능성(competence), 관계성(relatedness)의 심리 욕구가 부모와의 관계에서 얻어지지 못할 경우, 학교 생활의 부적응으로 영향이 나타나고, 결핍적 해소의 방안으로 게임을 이용하게 됨을 설명하고 있다(Zhu, Zhang, Yu & Bao, 2015).
그러나 언급된 대부분의 연구는 부모와 자녀를 각각 쌍으로 조사한 것이 아니라, 인지된 미디어에 대한 인식, 인지된 관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분석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부모와 자녀의 인지적 차이에 따른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첸과 쉬(Chen & Shi, 2018)는 제한적 중재 전략의 경우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이용 시간 조절과 위험 조절에는 영향력이 있으나, 게임의 경우는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하였으며, 자녀가 좋아하는 미디어를 이용하고 싶어 하지만, 부모가 좋아하지 않는 이유로 이용하지 못할 때, 오히려 중독적 성향이 발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는 페스팅거(Festinger, 1957)의 인지부조화 이론(cognitive dissonance theory)에서 설명하고 있는 “부모로부터의 제약(the constraints from parents)이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는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장치로 이용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이처럼, 부모와 자녀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평가와 선호도의 차이에 따라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며, 자녀가 부모의 미디어 중재 전략을 수용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지 않았다. 자녀가 부모에게 순응적이지 못하거나, 반항적 태도로 부모의 의견을 수용하기 때문에 부모의 미디어 중재 전략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해석적 결론을 내리고 있을 뿐이다. 부모와 자녀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인식이 상이할 때, 자녀는 부모의 생각을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지에 따라 게임 이용 시간이 다를 수 있다. 즉, 자녀가 부모가 인지하고 있는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한 생각이 실제 부모의 의견과 얼마나 다른지를 파악하여, 자녀의 수용 태도 변화에 따른 게임 이용 시간의 행동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와 자녀 각각의 게임에 대한 인식과 자녀가 인지하고 있는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여, 부모와 자녀의 인식 차이, 자녀가 부모의 인식을 인지하는 방법이 게임 이용 시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논의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페스팅거(Festinger, 1957)의 인지부조화 이론은 믿음, 태도, 가치와 같은 인지적 요소가 다른 사람과 일치하지 않을 때,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게 됨을 설명한다. 또한, 인지 부조화는 태도와 행동 간의 차이가 발생할 때 발현되며(Aronson, 1968; Johnson, Kelly, & LeBlanc, 1995), 태도 및 행동을 변화시키거나 무시하여 갈등 상황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아론슨(Aronson, 1992)은 자아인식(self-concept of individual)이 관련되는 상황에 인지부조화 이론의 적용이 의미 있다고 보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감, 능숙도, 도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인지 부조화 상태를 경감시키고자 노력한다고 하였다. 스스로 일관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할 경우나 도덕적이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경우라면, 태도나 행동에 인지부조화를 경험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 온라인게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해 온 청소년의 경우, 부모의 게임에 대한 견해나 온라인게임 이용 중재 행동으로 인해 인지부조화 상태를 경험할 수 있다. 불일치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녀는 부모의 뜻에 따라 온라인게임 이용 시간을 줄이거나 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부모의 뜻의 무시하고, 온라인게임을 계속 이용할 수도 있다. 김지연과 도영임(2012)은 게임 셧다운제에 대한 부모의 인식을 조사하였고, 현실적응론, 인지 부재론 합리적 대체론, 유해 매체론, 가정 책임론, 기업책임론, 개인 선택론, 공동체 책임론의 8가지 패턴을 발견하였다. 게임에 대한 인식, 게임에 관련한 부모-자녀 관계, 청소년 자율성 사고방식 등이 이 패턴에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제 3자 효과 지각은 스스로가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미디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가설이다. 죵(Zhong, 2009)은 게임의 친사회적 효과와 반사회적 효과에 관한 제 3자 효과 지각의 유의성에 관해 연구하였고, 게임의 반사회적 효과에 제 3자 효과 지각이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적 바람직성과 사회적 거리가 조절 변인으로 제 3자 효과 지각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친사회적 게임 효과에 대해서는 제 3자 효과 지각이 유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게임의 부정적인 영향이 사회적인 문제로 제시되며, 사회 인식이 게임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반사회적 게임 효과에 관한 제 3자 효과 지각은 사회적 거리에 따라서 차이가 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는데, 나, 가족, 친구, 모르는 사람으로 나누어 볼 때, 사회적 거리가 먼 집단의 제 3자 효과 지각이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영향을 받지 않으며,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을 동질화 하여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죵(Zhong, 2009)은 중국의 한 자녀 정책으로 인해 가족은 부모를 의미하며, 부모와의 유대 관계가 돈독한 문화적 특수성으로 인해 제 3자 효과 지각이 높게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연구는 부모가 제 3자 효과 지각이 나타나는 3자의 범주에 속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문화적 특수성이 배제 될 경우, 부모의 제 3자 효과 지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즉,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 경우, 자녀는 부모의 생각 보다 스스로를 영리하다고 여겨, 부모의 우려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으며, 게임의 부정적인 효과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여길 수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부모와의 가까운 유대관계를 부인하고, 부모를 타인과 동일시 여길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게임 이용 시간에 대한 설문 응답을 자기 보고식으로 작성할 때, 게임 이용자는 사회적 바람직성(social-desirability)에 영향을 받아, 이용 시간을 적게 보고하는 경향을 가진다는 연구 결과(김용석, 2010; Khan, 2014)는 부모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을 경우, 자녀가 부모의 인지적 상태에 부합하기 위해 스스로 게임 이용 시간을 실제보다 적게 보고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즉, 극심한 인지부조화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면, 설문 조사의 응답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기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지부조화의 불안한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 태도나 행동을 변화시키게 되는데, 엄중한 처벌이나 위협 요소로 인식될 수 있는 제재에 의해서 변화를 모색할 수 있고, 개인의 노력에 대한 정당화(justification of effort)를 통해서 태도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Wan & Chiou, 2010). 부모의 온라인게임 이용 허락이나 이용 시간 제한을 어기게 될 때 자녀에게 엄중한 처벌을 한다면, 자녀는 처벌의 수위에 따라 게임 이용을 자제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게임에 시간과 노력, 또는 비용을 많이 들였다면 스스로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게임 플레이 행동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론슨(Aronson, 1992, 1999)은 선한 사람은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전제로 하여, 행동(action)과 자아 존중감(self-esteem)의 차이에 따라 인지부조화가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스스로를 가치 있고,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나 자괴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갈등을 줄이기 위한 인지부조화 경감 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모와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클 경우,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부모의 뜻을 거스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에, 자녀의 죄책감이 커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게임을 잘 하고 있으며, 게임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는 자아 존중감이 클 경우, 부모와의 게임에 대한 인식 격차를 무시하고, 스스로 잘 할 수 있다는 정당화로 행동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에 대해 부모와 자녀가 각각 응답한 결과와 자녀가 인지하고 있는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과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자녀에게 인지된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의 특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인지부조화 경감 방식을 설명하고자 한다. 관련하여, 아래의 연구 문제를 상정한다.
Ⅲ. 방법
미디어 노출 경험은 부모로부터 이루어지며, 부모의 미디어 중재 전략 방식에 따라 미디어 이용 경험과 더불어 미디어에 대한 인식이 발생한다. 온라인게임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게임 인식에 따라 부모의 이용 중재 전략의 영향이 큰 매체라 할 수 있으며, 온라인게임을 이용함으로써 학업 시간의 부재, 친구 관계의 단절 등의 부정적 결과를 염려하며, 이용 자체를 제한하거나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중재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경향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는 온라인게임을 더 이용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게 되고, 이로 인해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이 생성된다. 이는, 부모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하고자 하는 인지 처리 과정이 발생하기 때문이라 보여진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가 게임 이용 시간에 미치는 영향력과 게임을 이용하기 위해 자녀가 취하는 전략적 사고방식을 밝히기 위한 경로 모델을 설정하고, 분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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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게임이 대체로 나쁘다/좋다”, “게임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긍정적이다”, “게임을 싫어한다/좋아한다”는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통해 부모와 자녀의 각각 의견을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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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된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 자녀가 생각하는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으로, 위의 질문을 부모의 입장에서 답변하도록 하여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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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 부모와 자녀의 각 응답을 토대로 한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를 게임에 대한 의견, 게임 영향력, 게임 선호도로 나누어 계측한다. 또한 자녀가 응답한 부모의 게임 인식과 자녀 스스로의 게임 인식 차이를 토대로 인지된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과 자녀의 게임 인식 차이로 계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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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정당화: 온라인게임을 이용해 온 기간이나 투자한 시간이 길수록 게임에 대한 애착이 강하며, 지속적으로 이용하고자 노력하게 되므로 게임을 잘 할 수 있다는 생각, 게임을 잘 한다는 생각 등과 연계된 게임 효능감 점수를 토대로 온라인게임 플레이 지속을 위한 정당화 전략으로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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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과 인지된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은 자녀가 인지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인식과 상이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따라 자녀는 부모의 생각을 왜곡하여 스스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된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이 나타나는 성향에 대해서 인지부조화 이론과 더불어 제 3자 효과 지각(the third-person perception)을 토대로 설명하고자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5년간(2014년∼2018년) 게임 이용자 패널(코호트) 조사를 실시하였고, 2019년에 5년간의 설문 데이터를 공개하였다. 본 연구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5개년의 패널 데이터 중 2017년 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패널 데이터의 대상은 첫 해 대상자를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으로 지정하고, 5년 동안 지속적인 설문을 했기 때문에, 2017년 4차년도는 새로운 교급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학업 스트레스의 영향이 비교적 적은 연도라 볼 수 있다. 또한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도 1∼3차년도 동안 동일한 설문으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고 판단되어, 4차년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하였다.
최근 3개월 중 하루 평균 “게임”(이용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를 구간으로 측정하였다. 구간은 ① 안한다, ② 30분 미만, ③ 30분∼1시간 미만, ④ 1∼2시간 미만, ⑤ 2∼3시간 미만, ⑥ 3∼4시간 미만, ⑦ 4∼5시간 미만, ⑧ 5∼6시간 미만, ⑨ 6시간 이상으로 구성되었고, 본 연구에서는 평균 게임 이용 시간의 차이를 분석하여, 서열적 급간으로 평균값 분석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자녀 설문지는 청소년 스스로가 작성할 수 있는 설문지로, 게임에 대한 인식 측정 문항은 본인의 인식과 부모님의 생각을 물어보는 문항으로 나누어져 있다. “(나의 생각) 게임은 대체로 나쁘다/좋다”, “(나의 생각) 게임은 삶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긍정적이다”, “(나는) 게임을 싫어한다/좋아한다”는 문항에 – 3점에서 3점 사이의 점수를 기입하도록 하였다. 또한 “(부모님의 생각) 게임은 대체로 나쁘다/좋다”, “(부모님의 생각) 게임은 삶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다/긍정적이다”, “(부모님은) 게임을 싫어한다/좋아한다”의 부모님의 생각을 측정하도록 한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각 문항을 게임에 대한 의견, 게임 영향력, 게임 선호도로 명명하여 각 문항과 관련된 인식된 부모 인식과 자녀 인식을 1점에서 7점으로 재코딩하여 분석하였다. 부모 응답 점수에서 자녀 응답 점수를 빼어 두 응답 간의 차이를 인식의 차이로 규정하였기 때문에, 음수로 표기된 데이터가 혼동을 줄 수 있어 응답 데이터를 모두 변환하였다. 부모 설문지는 자녀 설문지와 같은 설문지로 구성되었다.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는 부모와 자녀가 각각 응답한 실제 인식 차이와 자녀가 응답한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과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로 나누었다(<표 1> 참조).
게임 효능감은 게임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정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게임을 잘한다”, “게임에서 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대부분 해낼 자신이 있다”, “게임 속에서 다른 게이머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게임 속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게임이 어려울수록 더욱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게임 상에서 모임(길드, 혈맹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게임에 대해 아는 것이 많다”, “게임에서 나는 능력 있는 사람이다”, “게임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나에게 중요한 일이다”의 9문항, 5점 척도로 구성되었다. 게임 상에서의 자아 효능감으로 해석해 볼 수 있으며, 게임을 해 오면서 게임 안에서 잘 할 수 있는 정도를 측정하는 문항이므로, 본 연구에서는 게임에 들인 노력을 정당화하는 전략으로 게임 효능감을 사용하였다.
Ⅳ. 결과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가 게임 이용 시간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아보고자 한 연구문제 1과 관련하여,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를 먼저 분석하였다.
게임에 대한 부모의 의견과 자녀가 인지한 부모 의견은 각각 평균 3.47과 3.21로 부모의 실제 응답이 자녀가 인지하고 있는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의견보다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참조).
게임이 삶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 부모 의견은 평균 3.42 였으나, 자녀가 인지한 부모 의견은 3.08로, 부모는 자녀가 생각하는 것보다 긍정적으로 게임이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참조). 또한 게임 선호도에 대해서도 부모의 응답은 3.40이었으나, 자녀의 인지된 부모 인식은 3.09로, 자녀는 부모가 실제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부모가 더 게임을 싫어하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다(<그림 3> 참조).
부모가 인지하고 있는 것보다 더 부정적으로 부모 생각을 인지하고 있는 것은 죵(Zhong, 2009)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데, 중국 사회에 만연한 게임의 부정적 인식으로, 청소년이 사회적 바람직성에 의해 게임의 반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제 3자 효과 지각이 나타났음을 설명한 것과 같다. 온라인게임 폐단과 더불어 부모의 온라인게임 이용 제약 등의 경험이 부모가 게임을 나쁘다고 평가하고,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게임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고 인식하면서, 실제로 부모의 인식보다 부정적인 해석을 가지게 된다.
즉, 자녀는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을 실제보다 부정적으로 인지하면서, 스스로와의 게임 인식과 차이를 더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적인 게임의 부정적인 인식과 게임 이용에 긍정적이지 않은 집단에 속해 있을 경우, 게임 이용자는 사회가 규정하는 모습으로 본인이 보이기를 원하기 때문에 게임 이용 시간을 적게 보고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볼 때(Khan, Ratan, & Williams, 2014), 자녀는 사회나 부모가 올바르다고 규정하고 있는 고정 관념(stereotype)에 견주어 스스로를 평가하고 있으며,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인지하면서, 이 고정 관념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자 노력한다고 볼 수 있다.
게임에 대한 의견, 게임 영향력, 게임 선호도의 의견 차이에 따른 게임 이용 시간의 차이가 유의미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실제 부모 인식과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따른 게임 이용 시간 차이와 인지된 게임에 대한 인식과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따른 게임 이용 시간의 차이를 ANOVA 분석을 통해 검증하였다(<표 2> 참조).
게임에 대한 의견, 게임 영향력, 게임 선호도와 관련하여 부모와 자녀의 인식의 차이가 큰 집단의 게임 이용시간이 높게 나타났다(<표 3> 참조). 즉,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클수록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이 길다는 것으로 의미한다. 게임 선호도에 대한 인식의 경우, 부모와 자녀의 인식 차이가 없는 집단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았으며, 인식 차이가 큰 집단이 많았다. 게임에 대한 인식 중에서도 선호도와 관련된 경우, 부모와 자녀의 인식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있으며, 이 경우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이 인식 차이가 없는 집단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길었다. Scheffe 사후 검정을 통해 게임에 대한 의견·게임 영향력·게임 선호도에 관한 부모와 자녀의 인식 차이에 따른 각 집단 간의 게임 이용 시간 차이를 살펴본 결과, 게임 영향력과 게임 선호도와 관련하여 부모와 자녀의 인식 차이가 큰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게임 이용 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인지하고 있는 부모의 게임 인식과 스스로의 게임 인식 차이에 따른 게임 이용 시간 차이 역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었다(p<.01)(<표 4>,<표 5> 참조). 인식 차이가 클수록 게임 이용 시간이 길었으며, 게임 선호도에 관한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가 게임 이용 시간과 관련이 있으며, 자녀가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을 더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나타났다. 또한 자녀의 인지된 부모의 인식과 자녀 스스로의 게임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따른 게임 이용 시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으며, 이는 자녀가 스스로의 게임 이용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부모를 스스로와 다른 집단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으로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Scheffe 사후 검정을 통해 분석한 각 집단 간 차이는 게임 영향력과 게임 선호도와 관련하여 인식 차이가 큰 집단이 인식 차이가 없거나 적은 집단과 구분되는 성향을 가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부모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크다고 느끼는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이 다른 집단보다 긴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문제 1과 관련하여 인지된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과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에 따라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이 달라짐을 앞서 설명하였다. 자녀는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생각함으로써 스스로와 부모를 분리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게임 이용에 대한 강한 긍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즉, 갈등 상황을 줄이기 위하여 자녀는 스스로의 행동을 강화시키는 정당화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문제 2와 관련하여, 자녀가 부모와의 갈등 해소를 위해 취하는 전략 모델을 상정하기 위해 인지된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과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와 게임에 대한 노력의 정당화 정도 관계를 분석하고자 하였다(<표 6> 참조).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클수록 게임에 대한 노력의 정당화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p<.01)(<표 7> 참조).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다른 사람보다 게임을 더 잘 하고, 더 아는 것이 많다는 자신감과 게임에서 능력있는 사람으로 자신을 여기는 경향이 크다는 것은 게임을 하고 있는 스스로의 행동이 그릇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며, 아론슨(Aronson, 1992)이 언급한 자아 개념(self-concept of individual)이 분명한 상태를 의미한다.
게임을 하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이 있는 상태이므로 부모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클 경우, 부모의 뜻에 따라 게임 이용을 줄이거나 하지 않는 것 대신, 부모와 스스로를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으로 규정하여 게임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임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 게임이 삶에 미치는 영향력, 게임에 대한 선호도에 대한 부모와 자녀의 인식 차이는 대체로 자녀가 더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이 자녀가 인지하고 있는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보다 긍정적이었으나, 오히려 자녀가 부모의 인식을 더 부정적으로 인지함으로써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커짐을 확인하였다. 부모가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다고 생각할수록,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자녀가 부모의 의견을 따라 행동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행동을 강화시키는 인지 처리 과정을 밟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지 차이가 자녀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인식 차이가 커지고, 이에 따른 게임 이용 시간의 증가가 나타나는 까닭을 자녀가 부모와의 인식 격차 해소를 위해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좁혀지지 않을 만큼 크고, 이에 따라 자녀 본인의 게임 행위를 정당화 시키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이를 경로 모델을 통해 분석하였다(<그림 4>,<표 8> 참조).
부모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 해소 모델에 대한 구조모형의 적합도는 수용가능하게 나타났다 (χ2=13.398, CFI=.966, RMSEA=0.106). 각각의 경로는 p<.01수준에서 모두 유의미하므로, 부모와 자녀의 게임 인식 차이는 자녀가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하고, 자녀가 게임에 들인 노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게임을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강화시켜 게임 이용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는 직접적으로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인지된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가 매개되면서,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이 증가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즉,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녀가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을 더 부정적으로 인지함으로써, 부모와 자녀의 인식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정도의 격차가 발생하고, 자녀는 게임 플레이를 지속하기 위한 정당성을 찾기 위해 게임을 잘 하고, 게임을 잘 할 수 있다는 게임 효능감을 높이는 정당화 방법을 찾는다고 볼 수 있다.
인지된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과 자녀의 게임 인식의 차이와 게임 효능감은 게임 이용 시간을 증가시켜 부모와 자녀의 게임에 대한 인식이 게임 이용 시간 증가에 미치는 총 효과를 높이고 있다.
Ⅴ. 결론 및 논의
온라인게임의 의존적 이용이 발생하는 원인과 관련된 연구에서 이용자의 높은 스트레스와 낮은 자존감, 도피적 이용 동기 성향(Karderfelt-Winther, 2014), 이용자 간의 교류(You, Kim, & Lee, 2017), 사회심리적 욕구 만족도(Allen & Anderson, 2018; Przybylsk & Weinstein, 2019) 등이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의존적인 게임 이용이 사회적인 고립을 만들고, 이용자의 고립감과 우울감 증가로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현실 감각을 잃게 되어 과도한 게임 이용 행위를 지속하게 됨을 설명한 연구도 있다(Kowert, 2014; Carras et al., 2017). 대부분의 기존 연구는 온라인게임의 의존적 이용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여 게임 의존도를 줄이는데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의 게임 이용과 관련하여 사회적 관계에 따른 게임 이용 의존적 성향에 대한 분석은 많이 연구되지 않았다. 특히, 부모와의 관계에 집중된 게임 이용 문제를 조명함에 있어 청소년이 부모의 생각이나 인식을 인지하는 방식에 관한 연구는 전무하다.
부모의 미디어 이용 중재 전략은 미디어의 이해로부터 자녀를 보호하며, 위험 요소와 관련된 의식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울스와 롭(Uhls & Robb, 2017)의 연구는 부모의 역할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매체는 TV, 인터넷과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어, 부모의 제한적 중재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였음을 증명하였다. 부모가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면 제한적 중재 전략을 선택하게 되고(Nikken & Janosz, 2006), 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과 관련하여 적대적이거나 반대적 입장을 취할 때,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은 증가한다(Kwon et al., 2011). 즉, 부모의 게임 이용 중재 전략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 기인하며, 자녀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녀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인식이 부모와 다를 수 있으며, 온라인게임에 대한 다른 생각으로 스스로의 행동이 제약받게 되는 현실을 자녀가 충분히 부정할 수 있다는 것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부모의 미디어 중재 전략 방법이나 부모와의 관계에 초점을 두지 않고, 가정 내에서 자녀가 부모의 생각을 인지하는 방식에 집중한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게임에 대한 의견, 게임 영향력, 게임 선호도와 관련된 부모와 자녀의 인식 차이에 따른 게임 이용 시간의 차이는 유의미하였다. 자녀는 부모가 게임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더 강하여, 부모의 실제 게임에 대한 인식보다 인식 차이가 증가하였다. 인지된 부모의 게임 인식은 자녀가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 하기 위해 취하는 전략적 사고 방식일 수도 있고, 사회 문화적인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지된 부모의 게임 인식이 자녀의 게임에 대한 노력의 정당화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게임을 하기 위해서 부모와 자녀를 이질화시키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하겠다. 이는 게임 이용 중재 전략으로 제한적 이용 방법을 선택할 경우, 오히려 게임 이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드캠프(Decamp, 2019)는 폭력적인 게임 플레이에 있어, 인지된 부모의 의견은 플레이 지속성에 중요한 요인이며, 인지된 부모 의견에 따라 게임 이용 시간이 결정됨을 설명하였다. 이는 본 연구와 반대되는 결과이지만, 폭력적 게임이라는 사회적 바람직성이 결여되는 게임으로 게임 플레이를 국한한 결과라 설명될 수 있다. 즉, 폭력적인 게임을 하는 것을 부모가 어느 정도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와 같은 문제는 부모가 게임이 좋은 매체인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게임을 좋아하는 지와 같은 게임에 대한 인식을 인지하는 수준과 다르다고 할 수 있으며, 폭력적 게임이 사회적 규범상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것을 청소년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인지부조화 이론을 기반으로 자녀의 갈등 해소 방안에 대한 모델을 설정하고, 증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자녀는 부모의 의견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인지적 태도를 보였고, 제 3자 효과 지각을 통해 부모와 스스로를 동일 집단으로 분류하지 않고, 게임에 대한 노력을 정당화하여 게임 이용이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아동기를 지나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부모는 자녀를 통제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자녀는 부모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자립성이 성장한다. 온라인게임 이용은 이러한 부모와 자녀의 특성이 대립하는 대표적인 경우이며, 대부분의 가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일반적인 상황이다. 갈등의 해결을 위해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를 부모와 다른 집단으로 분류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위협적인 이용 중재 전략을 취하기보다는 게임 플레이를 인정해 주는 노력을 취하는 것이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로 인해 가정 내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온라인게임 이용과 관련한 부모와 자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정상적인 공교육 수행이 불가피해지면서 학력 저하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모의 사교육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가정 내에서 이루어지는 온라인 학습은 부모에게 또 다른 정신적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의 학업 스트레스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발생 이전보다 높아졌고, 온라인게임 이용 제재와 관련된 갈등도 고조되었다. 또한 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ICD-11) 등재는 온라인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스트레스 가중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모는 자녀의 온라인게임 이용을 놀이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자녀가 온라인게임을 이용함에 있어 죄의식을 가지지 않도록 온라인게임을 유해매체로 인식하고, 이를 표현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녀의 죄의식은 부모와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오히려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시켜 게임 이용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본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볼 때, 게임 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한 부모 교육이 아니라, 게임 그 자체와 게임을 이용하는 자녀에 대한 이해가 우선시되어야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의 게임 중독과 관련된 갈등 해결을 위해서 시행된 부모 교육은 미디어 이용 중재 전략과 같은 방식이었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볼 수 있으며, 부모가 게임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녀에게 투영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온라인게임 이용을 학업의 방해물이 아닌 여가 활동 및 또래 집단과의 교류 활동으로 인정하는 가정 내 움직임을 기반으로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부정적 인식이 감소할 수 있으며, 청소년의 게임 의존도를 낮추어 가정 및 사회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인지부조화적 갈등 상황에 따른 장기적 효과를 분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부모와의 갈등 상황이 자녀의 성장과 더불어 고조될 수 있으며, 자녀가 인지하는 부모의 게임에 대한 인식이 특정 시기에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에는 이러한 장기적 효과를 분석하여,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 해소 모델을 보다 견고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