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스웨덴 코로나19 집단면역에 대한 오해와 진실

권혜수 1 , *
Hyesoo Kwon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권혜수_스웨덴 웁살라대학교 감염학석사 졸업생, 교신저자
1Graduate of the MSc in Infection Biology, Uppsala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hyesoo0727@gmail.com

© Copyright 2021 Social Integration Research Center, Kangwon National University.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 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Nov 05, 2020; Revised: Nov 15, 2020; Accepted: Dec 01, 2020

Published Online: Dec 31, 2020

국문초록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코로나19(COVID-19) 초기방역에 실패해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내고 대규모 봉쇄령이 내려졌다. 반면, 스웨덴은 사회구성원간 신뢰와 책임을 강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바탕으로 봉쇄 없는 대응을 유지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와 공공보건청은 ‘집단면역’을 국가 대응 전략으로 추구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였지만, 전세계적으로 ‘스웨덴은 집단면역을 실험하고자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글에서는 문제가 되었던 스웨덴의 코로나19 초기 대응 전략을 소개하고, 그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설명해 독자가 스웨덴의 전략에 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Abstract

Most countries in Europe failed to contain COVID-19, resulting in many confirmed cases and deaths. This has resulted in multiple European nations implementing large-scale lockdowns. Sweden on the other hand emphasized trust and civic responsibility to maintain social distancing. Due to the lack of lockdowns, Sweden has been criticized internationally for relying on a herd immunity strategy. This despite multiple statements from both the Swedish government and Public Health Agency stating that herd immunity has never been the national strategy. In this text the Swedish COVID-19 strategy will be explained, as well as some of the cultural & societal background which is necessary to understand it.

Keywords: 스웨덴; 코로나19; 집단면역; 시민반응; 정부신뢰도; 공공보건청
Keywords: Sweden; COVID-19; Herd Immunity; Civic Response; Civic Responsibility; Public Health

I. 문제인식

WHO가 2020년 3월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전 세계 누적 사망자가 170만명을 넘었다. 초기 대응에 실패해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했던 유럽은 약 50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스웨덴도 이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2020년 12월 24일 기준 스웨덴 코로나19 확진자는 396,048명, 사망자는 8,279명이다(스웨덴 공공보건청, 2020). 유럽 내 대부분의 국가들이 국경을 봉쇄하고 도시 간 이동을 제한하는 등 강한 제한 조치를 시행했지만, 스웨덴 정부는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비교적 느슨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시민의 책임을 강조한 자발적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스웨덴은 유럽의 많은 나라들과는 다른 대응 방안을 선택했다. 국경을 봉쇄하고 사람들의 이동을 금지했던 네덜란드, 영국을 포함한 인접국가들과 현저히 다른 대응이었다. 이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이것을 두고 전세계의 소셜미디어와 언론매체는 ‘집단면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스웨덴의 코로나 조치를 소개했다. 정작 스웨덴 정부와 공공보건청은 집단면역을 국가 대응 전략으로 추구한 적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Ann Linde, 2020). 그러다보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스웨덴이 방역 조치를 조금씩 격상시킬 때마다 대응 방안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아왔다. 심지어 한국에선 스웨덴의 ‘집단면역 실험’이 실패하여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뒤늦게 선회한다고 보도되기까지 했다. 최근 스웨덴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고 말한 부분은 ‘집단면역’에 실패했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다른 유럽국가들과 같이, 빠르지 못했던 초기 대응 때문에 고령자들이 모여있는 요양원에서의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한 것을 말한다.1)

그렇기에 ‘집단면역을 추구했다’라는 잘못된 사실이 아닌, 스웨덴의 코로나19 대응전략에 대해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보고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스웨덴의 대응 전략을 옹호하거나 찬양하기 위함이 아니라, 전세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양산된 잘못된 오해를 풀고 사실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이 글에서는 스웨덴의 코로나19 초기 대응과 그 배경, 그리고 정부의 대응에 대한 스웨덴 시민들의 반응에 대해 다룰 것이다.

Ⅱ. 스웨덴의 코로나19 초기 대응과 집단면역에 대한 루머 확산의 시발점

중국 내 코로나19 발생이 알려진 2020년 1월 16일 이후, 신종 바이러스가 스웨덴에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됐으나, 진단검사법을 확립하고 치료약 개발 연구가 시작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20년 1월 31일, 중국 우한 여행에서 돌아온 여행객이 스웨덴 첫 확진자가 되었다. 이 여행객은 위험성을 인지하고 스스로 자가격리를 했기 때문에 스웨덴 내 2차 감염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이후 코로나19 영향이 잠잠해진 듯 싶었으나, 2월 중순부터 이탈리아를 포함 여러 유럽 국가에 확진자가 급증하였고, 스웨덴 외교부는 이 국가들로의 여행 자제를 권고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이어진 짧은 스포츠 방학기간이었다. 많은 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이 기간동안 북부 이탈리아로 스키여행을 떠났는데, 이탈리아의 확진자 급증 시기와 맞물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사람들을 비롯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3월 6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59명이 되었고, 이 때 요양원에서도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됐다.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공공보건청은 3월 10일 스웨덴 전 지역에 위험수준을 매우 높음으로 격상하였다(Jonas F. Ludvigsson, 2020).

위험 수준을 격상시키며 스웨덴 정부와 공공보건청은 3월 10일 이후 불필요한 의료센터 방문과 노인 요양원 방문 자제를 권고하였고,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자가격리를 요구하였으며, 더 많은 확산을 방지하지 위해 50명 이상의 모임과 행사들이 금지되었다. 그리고 이를 어길 시 주최자에게 벌금형 또는 징역형 구형이 가능해졌다. 감염관리를 위한 손 위생 지침이 소개되었고, 실내외 공간 및 대중교통 이용 시 타인과 적정 거리 유지, 장례식, 결혼식과 같은 큰 행사 참석 자제,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당부하였다(Rachel Elisabeth Irwin, 2020). 또한 공공보건청의 권고사항에 따라 대학교들은 온라인 수업 준비를 시작하였고,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유하였다.2)

이렇듯, 스웨덴 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은 다른 나라의 대응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른 점이 있다면, 코로나19 감염 확산 속도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국민들에게 성숙한 시민 의식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강제적으로 통제하지 않은 것이다. 스웨덴 외교부 장관 안 린데(Ann Linde)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듯이, 스웨덴은 정부와 정부기관 그리고 시민들 간의 신뢰도가 높아 이러한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가능했다. 또한, 스웨덴 공공보건청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개개인을 통제하는 강력한 행정명령 대신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를 요구하였다.

이러한 대응방식은 소셜미디어와 언론매체들을 통해 ‘스웨덴의 코로나19 집단면역’이라는 이름으로 퍼져 나갔는데, 이 루머는 스웨덴에 첫 사망자가 나온 시점이자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3월 중순경, 스웨덴 공공보건청의 전 역학자였던 아니카 린데(Annika Linde)가 현재 스웨덴 공공보건청의 전략은 ‘집단면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인터뷰하며, ‘스웨덴이 가을이 오기 전 집단면역을 달성한다면 긍정적일 것이다’라고 말한 것과 룬드대학교의 수학자 마르쿠스 칼손(Marcus Carlsson)이 개인 유튜브에 이에 대해 비판적인 영상을 올리며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웨덴 공공보건청 역학 책임자인 안데시 테그넬(Anders Tegnell)이 집단면역을 언급하기도 하였는데, 오히려 아니카 린데의 해석에 대해 ‘감염 확산을 실험하는 것은 모호한 방법이며, 그러한 면역을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을 가져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고 답하며 다시 한번 스웨덴은 집단면역을 전략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Svenska Dagbladet, 2020). 다만 ‘집단면역의 개념 자체는 매우 좋다3).’ 고 덧붙여 말한 것이 모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루머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만약 스웨덴 정부와 공공보건청이 집단면역을 실험하고자 했다면 위에 소개된 것과 같은 방역 대책을 시행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공공보건청은 그저 감염속도를 최대한 늦춰 스웨덴의 의료 지원이 포화상태가 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을 뿐이다. 그 후에 ‘스웨덴은 집단면역 정책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가짜뉴스는 기정사실화된 뒤였다.

Ⅲ. 코로나19 대응의 어려움과 노력

스웨덴 정부의 정책이 미온적으로 보였던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는, 신종 바이러스 질병(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을 때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들이 빠르게 퍼져 스웨덴 정부의 정책이 미온적이라는 인상이 빠르게 굳혀졌기 때문이다. 사실 새로운 질병에 맞서 알맞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 초기에는 바이러스의 감염력, 잠복기, 전파 경로와 전파 속도, 치료제와 백신 출시 가능성 등을 포함한 역학적, 임상적 정보가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정보 부족에 따른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많은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들이 전세계적으로 퍼지며 모두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정치인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하고 허위정보를 퍼트려 많은 음모론을 양산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전세계 많은 기업과 연구자들이 코로나19 연구에 몰두해 바이러스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전례없는 속도로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전세계에 공유되었다. 스웨덴 공공보건청에서도 전문가들이 이와 같은 과학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지휘했다. 따라서 모든 정책들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중앙정부와 공공보건청은 회의를 통해 각자의 의견과 진행되는 상황 등을 토론하지만, 실제 기자회견이나 대응전략은 공공보건청이 담당하고 있다. 이것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이상하거나 다를 것이 없는 체계인데, 이미 허위 정보들로 인해 스웨덴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손을 놓고 있다는 오해가 생기며, 스웨덴 정부의 정책이 더욱 미온적으로 보이게 되었다.

두번째로, 의료자원이 부족하여 스웨덴 공공보건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제한되었던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스웨덴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전문 간호사와 숙달된 의사, 의학 분석가 등 의료진 부족으로 고민해왔다(스웨덴 통계청, 2020). 관련 학과의 입학 정원수를 늘리고, 스웨덴어 가능자에 한해 해외 간호사들의 스웨덴 이민을 장려해 왔지만, 아직 그 수가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통계에 따르면 스웨덴은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2.14개로 <그림 1>에서 보듯 OECD국가 중 하위에 속한다. 그러다보니 코로나19의 종식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누적되는 많은 확진자를 추적하고, 이들 모두를 수용, 관리할 의료자원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시기에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 가능성이나 마스크 착용 효과 등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의료진들에게 전달될 마스크 수량도 부족한 가운데 전 국민에게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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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인구 1,000명당 병상 수 자료: https://data.oecd.org/healtheqt/hospital-bed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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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웨덴 공공보건청이 아예 코로나19 대응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대응 초기, 스웨덴 정부와 공공보건청은 부족한 병원 인력을 보완하기 위해 휴직 또는 실직 상태인 항공사 소속 승무원들을 단기간에 재교육시켜 병원으로 투입시키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였고(Sveriges Television, 2020), 각 기업과 실험실 등에 보관돼 있는 소독용 알코올과 마스크 수량을 점검하고, 이를 꼭 필요한 의료진과 연구진에게 분배하였다. 또한,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분의 코로나19 환자가 있는 스톡홀름에 임시 병원을 설치하고,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병상을 최대로 확보하려 애썼다(Sveriges Radio. 2020).

세번째로, 유치원과 초, 중학교를 휴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스웨덴 정부는 학교와 관련해서도 강제적인 정책 시행보다 시민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스웨덴은 맞벌이 부부 비율이 약 80%로 매우 높다(동아사이언스, 2020). 학교가 문을 닫게 되어 어린아이들이 집에 있게 되면 부모 역시 출근을 하지 못하고 집에 머물러야 했다. 또한 스웨덴 인구의 많은 비율이 의료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데, 의료종사자들의 아이들이 대거 집에 머물게 되면 부모 역시 집에 있어야 하므로 병원 인력 부족이 더 심각해질 수도 있었다. 또한, 휴교를 결정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여러 차례 발표된 ‘어린아이들한테는 증상이 경미하며, 전파 확률이 낮다’는 내용의 역학보고서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고등학교, 대학교 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된 와중에도 초, 중학교는 휴교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지되었다. 그 대신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다면 집에 머물게 했고, 개인 위생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했다.

Ⅳ. 스웨덴 시민들의 정부 신뢰도

스웨덴 시민들은 스웨덴 공공보건청이 처해 있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 여느 유럽국가와 같이 팬데믹을 직면할 준비가 되지 않은 열악한 상황이었으나, 정부와 관련 부처에서 스웨덴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효율적으로 분배, 사용할 것이라는 신뢰가 높았다. <표 1>은 스웨덴의 다양한 사회 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나타낸 설문 조사 결과로, 스웨덴 사회 이슈에 대한 연례 설문 조사를 수행하는 SOM 연구소에서 2020년 4∼6월에 시행되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SOM 설문 조사에서 88%가 보건 의료 시스템에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9년 가을 이후 20% 증가한 수치이며, 설문 조사에서 신뢰도가 제일 높게 나타난 기관이다. 그러나 증가 폭이 가장 큰 기관은 정부와 의회였다. 이는 코로나 위기와 관련하여 신뢰도가 더 상승한 것으로 보여진다. <표 2>는 코로나19 진행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일부 당국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보여준다. 스웨덴인의 81%는 공공보건청에 신뢰도를 나타낸 반면, 신뢰하지 않은 사람은 6%에 불과했다.

표 1. 2017∼2019년 전국 SOM 설문 조사 및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SOM 설문 조사에서 나타난 다양한 사회 기관에 대한 신뢰도 (단위: %)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0년∼2019년
보건의료시스템 65 67 68 88 +20
고등교육기관 60 59 60 58 -2
라디오 및 텔레비전 56 56 56 64 +8
국방부 38 38 42 56 +14
왕실 41 42 41 40 -1
정부 39 40 34 65 +31
일간신문 31 33 33 37 +4
국회 35 38 31 59 +28
노동조합 26 30 30 33 +3
지방자치제 25 28 21 33 +12
정치정당 18 21 17 29 +12

주: 1) ’다음 기관이 수행하는 방식에 대해 얼만큼의 신뢰도를 갖고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매우 높은 신뢰도’, ’다소 높은 신뢰도’, ’높거나 낮은 신뢰도 없음’, ’신뢰도가 다소 없다’, ’신뢰도가 매우 없다’ 로 응답했다. 응답수는 2019년 3,153명이고 2020년 2,406명이다.

주: 2) Sjukvården:보건의료시스템,

Universitet/högskolor: 고등교육기관,

Försvaret: 국방부,

Kungahuset: 왕실,

Regering: 정부,

Dagspressen: 일간신문,

Riksdagen: 국회,

De fackliga organisationerna: 노동조합,

Kommunstyrelserna: 지방자치제,

De politiska partierna: 정치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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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SOM 설문 조사에서 나타난 공공보건청 및 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단위: %)
매우 신뢰한다 다소 신뢰한다 중간 다소 신뢰하지 않는다 매우 신뢰하지 않는다 모르겠다 기관 신뢰도* 신뢰균형*
공공보건청 43 38 11 3 3 2 81 +75
보건소 핫라인 29 43 17 3 2 6 72 +67
위기대응국 26 36 20 7 6 5 62 +49
보건복지부 14 32 34 9 4 7 46 +33

* 기관 신뢰도: ’매우 신뢰한다.’, ’다소 신뢰한다.’ 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 합계.

* 신뢰균형: ’매우 신뢰한다.’, ’다소 신뢰한다.’ 라고 응답한 비율 합계에서 ’매우 신뢰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신뢰하지 않는다.’ 라고 응답한 비율의 차.

주: 1) ’다음 당국 및 의료 서비스에 얼마만큼의 신뢰도를 가지고 있습니까?’란 질문에 위 표와 같이 응답했다. 신뢰균형은 높은 신뢰 비율에서 낮은 신뢰 비율을 뺀 비율을 표시했다. 평균 응답수는 2,429건이다.

주: 2) Folkhälsomyndigheten: 공공보건청,

1177 Vårdguiden: 보건소 핫라인,

Myndigheten för samhällsskydd och beredskap: 위기대응국,

Socialstyrelsen: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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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불분명한 정보로 상승한 불안감과 코로나19 대응 초기 단계에 전세계적으로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공공보건청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한 이유가 무엇일까? 랠리 라운드 더 플래그 효과(Rally-’Round-the-Flag Effects)는 전쟁이나 테러와 같은 국가 위기 상황이 오면 일시적으로 정부나 정치적 지도자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코로나19가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일으키며, 스웨덴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어느 정도 높였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스웨덴에서는 원래 정부 지지율이 높았다. 그러므로 신뢰도가 더 높아진 조사결과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오랜 기간동안 이어진 시민들과 정부의 신뢰관계가 무너지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Ⅴ. 신뢰를 키운 스웨덴의 역사

여기서 잠시 스웨덴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들의 신뢰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스웨덴은 1950∼6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어내며, 동시에 높은 소득 평등과 남녀평등 등을 이루어내긴 했지만, 20세기 중반까지는 심각한 빈곤에 시달리는 농업국가였다. 빈곤 때문에 북미지역으로 수천명이 이주하기도 했는데, 이런 가난한 나라가 세계에서 주목받는 복지국가가 되기까지 사회 각계각층의 화합과 타협이 있었다(Sven Steinmo, 2010).

우선, 스웨덴은 1930년대 초 미국에서 발생한 경제 불황의 여파로 근로자의 임금을 낮추거나 해고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 실업률이 약 25%까지 올라갔고, 이에 대응해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며 매우 혼란스러운 노동 분쟁을 겪었다(Kerstin, E. & Tobias, K., 2018).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군인을 파견하기도 했는데, 이에 맞서던 몇몇의 노동자들이 죽음을 당하며, 그 당시 스웨덴의 정치적 정서와 통치 이데올로기에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이후 새로 집권한 정부는 노동 운동을 대표하였고, 그들은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더 규제하고 통제하며 사회적 책임을 갖는 민주적 사회 복지 국가를 구체화하였다. 이는 대부분의 생산을 민간기업에서 담당하지만 대규모의 노동 조합이 존재하고, 소득과 부를 고르게 분배하기 위해 규제, 세금, 가격결정 등을 사회 시스템을 통해 정부가 결정하는 방식이다(Sven Steinmo, 2010).

이 시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노사 간 갈등을 해결하여 실업문제 역시 해결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스웨덴 정부는 노사 간 타협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중재자 역할을 했는데, 노동자나 사용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장기적인 타협을 도울 수 있는 중재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재자 역할로 정부는 노동 조합과 사용자 사이에서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였다. 타협의 결과로 노사 간 평화를 가져온 1938년 살트스호바덴(Saltsjöbaden) 협정이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한 성공적 협상 경험과 그에 따른 경제 성장 과정에서 타협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스타일로 사회가 안정화되고 번영을 이루었다. 장기화된 안정화와 번영은 사회 전반적인 신뢰를 구축했다(Kerstin Enflo & Tobias Karlsson, 2018). 이러한 신뢰의 연장선으로 코로나19 위기에도 정부는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스웨덴의 모든 사람이 공공보건청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며, 전문가나 학계의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웨덴 시민들이 신뢰를 갖고 그들의 권고사항을 따르는 것은 스웨덴 정부와 공공보건청이 최악의 상황 속에서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국민들을 깊이 신뢰하고 있는데, 스웨덴 정부가 강력한 제제 없이 권고사항만으로 국민들에게 당부하는 이유는 국민들이 그들의 지침을 잘 따를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Ann Linde, 2020).

Ⅵ. 결론 및 제언

스웨덴은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와 책임을 강조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바탕으로 코로나19에 봉쇄없는 대응을 해왔다. 이는 공공보건청이 코로나19 대응을 장기적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치료제 혹은 백신의 출시 여부나 코로나19 종식이 언제쯤 가능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회적 혼란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사람들의 일상을 최대한 보호하며, 동시에 감염속도를 늦추고자한 선택이었다. 스웨덴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데 있어 열악한 상황이라는 것을 시민들은 인지하고 있으며, 정부와 관련당국이 스웨덴이 가진 역량을 효율적으로 분배, 사용할 것이라고 신뢰하고 있다.

물론 스웨덴의 코로나19 대응에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에 대한 부족한 임상적, 역학적 정보와 부족한 의료자원 등을 이유로, 선택과 집중을 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완된 의료자원과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스웨덴은 대응 수준을 점점 높여왔지만 ‘집단면역’이 실패했기 때문은 아니다.

‘집단면역’을 추구했다는 오해를 받고 있는 스웨덴의 정책이 이 글로 인해 조금 더 명확하게 설명되었기를 바란다. 각 나라마다 사회적, 문화적 특성이 다른 이유로 대응 전략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웨덴에서 사는 한국인 연구자로서 양국이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길 바라는 바이다. 한국이 코로나19 초기대응을 성공적으로 잘 해왔다는 것을 많은 스웨덴 국민들도 이미 알고 있다. 스웨덴 공공보건청은 한국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분석하고, 초반 방역에 문제가 되었던 여러 단체들의 위험요소도 이해하고자 한다. 한국의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스웨덴의 정책 중 대안이 될 만한 것이 있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 설명하진 않았지만,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들이나 교통수단 이용과 관련 스웨덴 정책은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고 위험군 내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실패한 점도 참고하여 타산지석으로 삼아보자. 양국 모두 힘들고 기나긴 코로나-팬데믹 시대를 무사히 넘기길 바란다.

Notes

1) 스웨덴 공공보건청에 따르면 2020년 12월 24일 기준, 60세 이상 사망자가 8,625 명으로, 전체 사망자 8,946명 중 96.4%가 60세 이상이다(스웨덴 공공보건청, 2020).

2) 카롤린스카 대학은 2020년 3월 9일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기 시작해 3월 18일부 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였다. 스웨덴 정부와 공공보건청이 3월 13일부터 증상이 하나라도 있을 시 집에 머무르길 권유하고, 3월 30일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 과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 이후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와 회사 내 직원 수 관리를 시작했다(Jonas F. Ludvigsson, 2020).

3) “Som koncept är flockimmunitet jättebra.”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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